90년대 댄스 음악이 '쿵쾅쿵쾅'… '줄리아나나이트'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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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전설의 나이트클럽 ‘줄리아나나이트’의 부활
강남 밤문화의 상징, 줄리아나나이트
1990년대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호텔 나이트클럽 문화가 전성기를 누렸다. 그중에서도 청담동 ‘줄리아나나이트 서울’은 최고의 명성을 자랑했다. 1994년부터 2007년까지 에메랄드 호텔(후에 엘루이 호텔) 지하에서 영업하며 밤문화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줄리아나나이트 앞에는 영업 시간 내내 100m가 넘는 줄이 이어졌고, 유명 연예인부터 재벌 2세, 유학생까지 다양한 계층이 모였다. IMF 시절에도 한 달 매출이 18~19억 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였다. 줄리아나나이트는 단순한 클럽을 넘어 강남 부흥기의 상징이었다. 1970~2000년대 강남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며 부동산으로 큰 돈을 번 이들의 자녀들이 현금을 들고 찾아왔다. 웨이터들은 팁을 잘 주는 손님에게 우대 서비스를 제공했고, 외모나 분위기로 입장을 가리기도 했다. 새벽에는 해장을 위해 청담동 새벽집이 붐볐는데, 이는 이후 유명 외식 브랜드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설의 무대와 추억의 음악
줄리아나나이트는 당대 최고의 댄스 음악과 화려한 무대로 유명했다. 싸이, 청담동 호루라기 이진성 등이 무대를 장악했고, 장동건·원빈 등 유명 연예인들도 자주 찾았다. 테이블 위 양주병 개수로 위세를 과시하는 풍조가 있었고, 싸움도 잦아 경찰 출동이 일상이었다. 2025년, 학동역 근처에서 부활한 줄리아나나이트는 1990~2000년대 댄스 음악을 중심으로 한 추억의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김현정, 쿨, 코요태, 자자 등의 노래가 흘러나오자 40~50대 중년층이 벌떡 일어나 춤을 추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쿨의 김성수가 직접 디제잉을 맡으며 옛 감성을 되살렸다.
변화하는 밤문화, 그러나 남은 향수
2010년대 이후 호텔 나이트클럽은 힙합 클럽과 라운지바에 밀려 쇠퇴했다. 리버사이드 호텔 ‘물 나이트클럽’, 엘루이 호텔 등이 문을 닫았고, 줄리아나나이트가 있던 자리에는 초고급 아파트 ‘더펜트하우스 청담’이 들어섰다. 하지만 2025년 줄리아나나이트는 과거의 화려함보다는 추억과 세대 공감을 강조한다. 웨이터들은 이제 ‘돼지엄마’ 같은 별명 대신 ‘부장’, ‘실장’이라 불리며, 여성 고객에게는 로또나 샴페인을 서비스하는 등 세심한 호객 정신을 유지한다. 맥주 세트는 5만 원 대부터 시작해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새로운 도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요즘 20~30대는 인스타그램에 어울리는 라운지바를 선호한다. 줄리아나나이트는 이러한 트렌드와 달리 중장년층의 추억을 자극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공동대표는 “과거의 낭만을 되살리고, 여러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의 영광을 완벽히 재현하기는 어렵겠지만, 1990년대의 열정을 추억하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특별한 공간으로 남을 전망이다. 줄리아나나이트의 부활은 단순한 클럽의 재개장이 아닌, 한 시대의 문화적 향수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